사실상 자기소개서를 애초에 서류전형에서 평가하지 않거나,

AI평가로 대체되는 현 추세에도 여전히 자기소개서는 중요하다.

 

모든 취준생의 최종 목표는 취업이기 때문에 결국 면접을 거쳐야 하기 때문.

 

면접(특히 인성면접)에서 자소서는 짧은 시간 내에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는 사전 자료로 쓰인다.

따라서 자소서의 자질구레한 디테일에 지나치게 신경쓰며 시간을 들이다 필기나 면접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나, 면접의 일환으로 생각하여 면접에서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3가지 사항에 주목한다.

1. 보이게 써라

2. 키워드를 재정의 하라

3. 면접을 위해 써라


1. 보이게 써라_두괄식으로 작성하라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애초에 읽기 싫게 되면 아무 쓸모가 없다.

읽는 사람이 읽기 편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소서 항목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한 줄로 요약해 서두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평가자 혹은 면접관이 뒤에 나올 내용에 대해 쉽게 파악하고 그에 따라 뒷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다.

자소서 평가 시 각 항목에 첫 한 두 문장만 읽고 평가를 마친다는 괴소문도 팽배하다.

 

이는 제목이 될 수도 있고 평서문이 될 수도 있다. 잘쓴 글은 아니지만, 필자가 과거에 지원했던 자소서를 예로 이야기해보자


<한국마사회 자소서 항목>

Q.주어진 과제를 편법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절차를 준수하여 공정하게 처리한 경험을 기술하고 그렇게 처리한 이유와 해당 경험으로부터 느낀 점을 기술하여 주십시오. (400자~600자)

 

A.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파워피티에서 테크스타라는 해외 기업과 함께 행사를 치르며 행사에 소요된 비용을 청구해야 했습니다.

해외 업체에 보낼 인보이스를 작성하는 처음일뿐더러 동시에 행사 마무리 및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야 했기에 업무가 굉장히 과중했습니다. 회사에는 관련 양식도 없었고 행사 진행 중 여러 카드를 사용하여 영수증을 취합하는데도 어려웠습니다.

혼자서는 해당 업무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총무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총무팀에서 보내준 직전 행사 때 쓰인 인보이스를 참고하고 외국인 이사님과 양식과 내용을 의논하여 인보이스를 적정하게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가 많다는 핑계로 영수증을 제대로 취합하지 않고 양식도 제멋대로 했다면 업무는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금전적인 부분은 절차와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묻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혼자서는 어렵고 힘든 일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욱 쉽고 절차에 따라 그 일을 처리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조직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사회 입사하게 된다면 절차를 준수하여 조직의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사원이 되겠습니다.


필자는 제목으로 내용을 전달하고자 의도했다.

하지만 내용을 봤을 때, [멀리 보려면 같이 가라]라는 내용이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이를 다시 바꾸어 본다면 [혼자서는 어려울 수 있었던 업무를 팀워크를 발휘하여 공정한 절차를 준수하며 업무를 처리한 경험] 등의 내용으로 차라리 풀어서 설명하는 편이 읽는 사람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처럼 뭔가 있어 보이고, 멋있게 제목이나 첫 문장을 작성하는 것 보다는

보다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좋다.


2. 키워드를 재정의 하라_평가자에게 최면을 걸어라

 

자소서 작성에 가장 어려운 순간은 첫 문장을 적을 때일 것이다.

컨텐츠를 겨우 생각해 내더라도 '뭐라고 시작을 해야 할까?' 막막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풀어내기 어렵다.

 

이 때 필요한 것이 키워드 재정의 이다.

예시를 보고 설명을 이어 가겠다.

 

 

 


<한국농어촌공사 자소서 항목> 

Q. 한국농어촌공사는 구성원의 공통역량으로 팀워크·협업 마인드를 필요로 합니다. 신입사원으로서 소속 부서의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과거의 경험에 기초하여 기술해주십시오.

 

A.

팀워크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동료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그들에게 저의 상황을 알려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업무를 조정하여 팀으로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워피티에서 행사 준비를 할 때 팀원들은 새로운 행사 준비에 소극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러한 태도는 제가 행사 준비에 필요한 업무 분담을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되었습니다. 팀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니 기존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팀원들에게 행사의 궁극적인 목표와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상호 간의 상황을 이해하자 협의점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대표님께 팀원들의 다른 업무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청을 하자, 팀원들은 행사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습니다.

팀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업무 상황을 공유하자 서로 배려해주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공사에서도 팀의 대화를 이끌어내어 시너지를 일으키는 유쾌한 신입사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위 글의 첫 문장을 보면 팀워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먼저 제시한다.

이렇게 자소서 내용의 키워드를 재정의함으로써 '난 이렇게 쓸테니 알아서 생각하시오.'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하니까 너도 이렇게 생각하고 뒤 내용을 읽어보렴'으로 상황이 재정의 된다.

 

보통 글을 쓰다보면 여러가지 숨은 전제들로 인해 논리적 비약이 발생할 수 있는데,

키워드의 재정의는 뒤에 나올 내용의 논리적 비약을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1번 '보이게 써라_두괄식으로 작성하라'의 내용과 같이 읽는 사람이 해당 내용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덤으로 자소서 첫 문장을 쓰는데 큰 어려움 없이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3. 면접을 위해 써라_주도적인 면접이 되기 위해

면접에 가면 면접관들이 무슨 질문을 할지 몰라 무섭고 긴장할 수 있다.

소극적으로 언제 어떤 주먹(질문)이 날라올지 몰라 움츠려 있기 보다는,

일부러 때리기 좋은 부위를 노출해 상대 공격을 유도하고

이에 카운터를 날릴 수 있는 능동적인 면접자가 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생각으로 자소서를 작성하자

 

보통 면접 질문에 당황하는 이유는 준비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 알고, 관련 경험이 풍부한 내용에 대해 물어봤을 때 대답하기 어려운 경우는 많지 않다.

 

즉 자소서에 자신이 잘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을 적어 놓는 것이다.

정말 자신있는 내용에 대한 떡밥을 자소서에 여기저기 뿌려 놓고

면접관이 그에 대한 질문을 하면 '옳다쿠나'하고 덥석 물어버리면 된다.


예를 들어, '열정'이라는 키워드의 자소서 항목에 A에피소드와 B에피소드가 있다고 치자.

<A에피소드>

ㅇ00영화관 아르바이트

ㅇ1년 반 재직

ㅇ아르바이트 반장으로 근무

 

<B에피소드>

ㅇ00편의점 아르바이트

ㅇ2개월 재직

ㅇ특이사항 없음


극단적이 예이기는 하나, 당연히 A에피소드에 관한 내용이 할 말도 많고 자신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당연히 A에피소드를 쓰는 것이다.

문항이 여러개인데 같은 에피소드를 써도 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 자신있는 에피소드가 하나뿐이라면 어설픈 에피소드 여럿보다

자신있는 에피소드 하나에서 여러가지 내용을 뽑아 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어차피 면접은 짧은 시간 내에 면접자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면접자의 깊은 내공까지 알아 볼 시간이 없다.



 

 

+ Recent posts